[제7편] 우리 도마뱀이 꼬리를 흔든다면? 파충류 보디랭랭지 해석

 파충류는 감정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공포, 공격성, 사냥 의지, 그리고 구애의 신호를 아주 명확하게 보냅니다. 개체의 몸짓을 오해해서 손가락을 물리고 "우리 애가 갑자기 왜 이러지?"라고 당황하지 않도록, 그들의 언어를 읽어봅시다.

1. 천천히 흔드는 꼬리 vs 빠르게 흔드는 꼬리

파충류의 꼬리는 감정의 안테나와 같습니다. 특히 레오파드 게코 같은 종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 살랑살랑 천천히 흔들 때: 보통 사냥 직전의 흥분 상태를 의미합니다. 먹잇감을 포착하고 집중할 때 꼬리 끝을 살살 흔들죠. 이때는 사냥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격렬하고 빠르게 흔들 때: "오지 마! 저리 가!"라는 경고의 메시지입니다. 극도로 위협을 느끼거나 화가 났을 때 몸을 크게 보이려고 꼬리를 세차게 흔듭니다. 이때 무리하게 핸들링을 시도하면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거나 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2. 머리를 위아래로 끄덕이는 '헤드 뱅잉(Head Bobbing)'

비어디 드래곤 같은 주행성 도마뱀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독특한 행동입니다.

  • 공격과 서열 확인: 주로 수컷이 자신의 영역임을 과시하거나 상대보다 우위에 있음을 알릴 때 머리를 강하게 위아래로 흔듭니다.

  • 구애 신호: 번식기가 되면 암컷에게 매력을 어필하기 위해 헤드 뱅잉을 하기도 합니다. 만약 다른 개체 없이 혼자 있는데 거울을 보고 이 행동을 한다면,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침입자로 착각하고 경계하는 것이니 거울을 치워주는 것이 좋습니다.

3. 눈을 감거나 고개를 돌리는 행동

사람들은 파충류가 눈을 감으면 "나를 믿고 자는구나"라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의미가 다릅니다.

  • 핸들링 중 눈을 감음: 안타깝게도 이는 편안함보다는 '포기'나 '스트레스'인 경우가 많습니다. "더 이상 자극하지 마세요"라는 무언의 항의입니다. 파충류는 강아지처럼 만져주는 것을 즐기지 않으므로, 눈을 감는다면 핸들링을 멈추고 사육장으로 돌려보내야 합니다.

  • 고개를 휙 돌림: 먹이를 코앞에 대줬는데 고개를 돌린다면 배가 부르거나 지금 먹고 싶지 않다는 의사 표현입니다. 이때 계속 먹이를 입에 대면 거식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쿨하게 치워주세요.

사육사의 한마디

저는 예전에 저희 집 도마뱀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게 너무 귀여워서 손을 내밀었다가 꽉 물린 적이 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건 "나 지금 사냥 중이니까 건드리지 마!"라는 경고였죠. 파충류의 언어는 인간의 기준과 다를 때가 많습니다. 내 감정을 대입하기보다, 개체의 야생 본능을 먼저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성숙한 사육사의 자세입니다.


[이번 편 핵심 요약]

  • 꼬리를 격렬하게 흔드는 것은 반가움이 아니라 강력한 경고와 위협의 신호다.

  • 헤드 뱅잉은 서열 과시나 구애를 뜻하며, 거울 등 시각적 자극에 반응하기도 한다.

  • 핸들링 중 눈을 감는 것은 신뢰의 표현이 아니라 스트레스로 인한 회피일 확률이 높다.

[다음 편 예고] 제8편: 세균 번식 막는 파충류 사육장 청소 및 소독 루틴

[질문] 여러분의 파충류 친구가 보여주는 독특한 습관이나 행동이 있나요? 혹시 이해되지 않는 행동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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