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편] 파충류 샵 방문 전 체크리스트: 건강한 개체 고르는 법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러 샵에 방문하면 화려한 조명과 수많은 개체에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하지만 들뜬 마음을 잠시 가라앉히고 냉정하게 개체의 상태를 살펴야 합니다. 건강하지 못한 개체를 입양하면 치료비가 더 들 뿐만 아니라, 이별의 아픔을 빨리 겪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1. 외관에서 확인하는 3대 체크포인트

가장 먼저 겉모습에서 드러나는 건강 신호를 찾아야 합니다.

  • 눈과 콧구멍: 눈은 맑고 초점이 뚜렷해야 합니다. 눈이 움푹 들어갔다면 탈수 상태일 수 있고, 눈곱이 끼어 있다면 감염을 의심해야 합니다. 또한 콧구멍 주변에 콧물 자국이나 거품이 보인다면 호흡기 질환(감기)일 확률이 높습니다.

  • 꼬리와 척추: 꼬리 시작 부분이 너무 마르지 않았는지 확인하세요. 파충류는 영양분을 꼬리에 저장하기 때문에 꼬리가 앙상하다면 거식이나 영양 부족 상태입니다. 또한 척추나 꼬리가 S자로 휘어 있다면 앞서 배운 MBD(골질환) 증상일 수 있으니 피해야 합니다.

  • 항문 주위: 항문(배설강) 주변이 배설물로 오염되어 있거나 젖어 있다면 장염이나 기생충 감염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2. 반응성과 움직임 관찰하기

파충류는 낮 동안 가만히 있는 경우가 많지만, 자극을 주었을 때의 반응은 명확해야 합니다.

  • 핀셋 반응: 사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먹이 반응을 보여달라고 요청하세요. 먹이를 보고 달려드는 기세가 당당한 아이가 가장 건강합니다.

  • 회피 반응: 손을 가까이 가져갔을 때 경계하며 도망가거나, 몸을 세우는 등 반응이 확실해야 합니다. 손을 대도 힘없이 축 늘어져 있거나 고개를 가누지 못하는 개체는 매우 위험한 상태입니다.

  • 입안 확인: 가능하다면 입을 살짝 벌렸을 때 내부가 깨끗한 분홍색인지 보세요. 치즈 같은 치석이 끼어 있거나 붉게 부어 있다면 구내염입니다.

3. 사육장 청결 상태가 곧 개체의 상태

개체만 보지 말고 그 아이가 들어있는 '현장'을 보세요.

  • 배설물 방치 여부: 샵의 사육장 안에 오래된 변이 방치되어 있거나 물그릇이 말라 있다면, 그 샵은 개체 관리에 소홀할 가능성이 큽니다.

  • 온습도계 유무: 각 사육장마다, 혹은 렉 전체에 온습도계가 비치되어 적정 환경을 유지하고 있는지 확인하세요. 기본 환경 조차 안 된 곳에서 자란 개체는 면역력이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육사의 한마디

저는 예전에 너무나 갖고 싶던 모프(색상/패턴)의 도마뱀이 있어, 조금 말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데려가서 잘 먹이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입양한 적이 있습니다. 결과는 일주일 만의 폐사였습니다. 알고 보니 이미 내부 기생충이 심각했던 아이였죠. 초보자일수록 '예쁜 아이'보다는 '잘 먹고 똥 잘 싸는 아이'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사육의 지름길입니다.


[이번 편 핵심 요약]

  • 눈, 콧구멍, 항문 주변이 깨끗하고 이물질이 없는지 가장 먼저 확인한다.

  • 꼬리가 통통하고 뼈의 휨 현상이 없는 개체가 영양 상태가 좋은 개체다.

  • 사육 환경이 불결한 곳에서의 입양은 피하고, 반드시 먹이 반응을 확인한 뒤 입양한다.

[다음 편 예고] 제15편: 파충류와 함께하는 10년, 지속 가능한 사육을 위한 기록의 힘 (마무리)

[질문] 여러분은 첫 파충류를 어디서 입양하셨나요? 샵 방문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본인만의 기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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