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충류는 꼭 살아있는 곤충만 먹어야 할까요? 종에 따라 답은 다르지만, 최근 반려 파충류로 인기가 높은 종들은 사료만으로도 충분히 키울 수 있습니다. 생먹이 공포증 때문에 입문을 포기하려 했던 분들이라면 이 글을 주목해 주세요.
1. 가루의 기적, 슈퍼푸드(Superfood)
가장 혁명적인 먹이는 역시 '슈퍼푸드'입니다. 과일, 곤충 가루, 비타민, 칼슘이 모두 배합된 가루 형태의 사료죠.
장점: 물에 타서 케첩 정도의 농도로 개어주기만 하면 끝입니다. 벌레를 키울 필요도, 탈출한 귀뚜라미를 잡으러 다닐 필요도 없습니다. 영양 성분이 완벽하게 균형 잡혀 있어 별도의 영양제 배합 고민이 적습니다.
주요 대상: 크레스티드 게코, 가고일 게코 같은 '붙이류 도마뱀'들이 주 타깃입니다.
꿀팁: 개체가 사료를 잘 안 먹는다면 농도를 조절해 보거나, 망고 맛, 무화과 맛 등 브랜드별로 다양한 맛을 시도해 보세요. 파충류도 입맛이 까다로운 녀석들이 있거든요.
2. 영양은 그대로, 냉동 및 건조 먹이
곤충의 영양가는 필요하지만, 살아 움직이는 게 싫다면 냉동이나 건조 제품이 대안입니다.
냉동 먹이(냉동 귀뚜라미, 냉동 쥐): 영양소 파괴가 거의 없고 보관이 용이합니다. 해동 후 핀셋으로 흔들어주며 피딩(Feeding)하면 파충류는 살아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사냥합니다.
건조/통조림 먹이: 보존성이 가장 좋지만, 수분이 부족하고 기호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습니다. 급여 전 물에 충분히 불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주의사항: 냉동 먹이는 반드시 '완전 해동'해야 합니다. 차가운 상태로 급여하면 파충류의 소화 기관에 치명적인 무리를 주어 구토나 장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3. 인공 사료(Pellet/Paste)의 활용
최근에는 비어디 드래곤이나 육지거북을 위한 전용 펠렛(알갱이 사료)과 젤리 형태의 사료도 잘 나옵니다.
장점: 보관이 쉽고 냄새가 적습니다.
훈련법: 처음부터 인공 사료를 잘 먹는 개체는 드뭅니다. 살아있는 먹이와 섞어 주거나, 사료를 흔들어 움직임을 보여주는 '핀셋 피딩 훈련'이 초기에 필요합니다.
4. 그럼에도 생먹이가 필요한 순간
모든 파충류가 사료를 먹는 것은 아닙니다. 카멜레온이나 일부 모니터류는 움직이지 않는 먹이에 전혀 반응하지 않기도 합니다. 내가 키우려는 종이 '충식 필수'인지, '사료 가능'인지 입양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사육사의 한마디
저도 처음엔 "사료만 먹여도 괜찮을까?"라는 죄책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5년 넘게 슈퍼푸드만으로 건강하게 자라 알까지 낳는 저희 집 게코를 보며 확신을 얻었죠. 중요한 건 '살아있느냐'가 아니라 '개체가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있는가'입니다. 벌레가 무서워서 파충류라는 매력적인 친구를 포기하지 마세요!
[이번 편 핵심 요약]
크레스티드 게코 같은 종은 슈퍼푸드만으로도 평생 건강하게 사육이 가능하다.
냉동 먹이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상온에서 완전 해동 후 급여해야 소화 불량을 막을 수 있다.
사료 급여 시에는 파충류가 먹이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핀셋으로 움직임을 주는 훈련이 도움이 된다.
[다음 편 예고] 제6편: 파충류 탈피 부전(Stuck Shed) 예방과 안전한 제거 방법
[질문] 여러분은 생먹이 급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혹은 사료로만 키울 수 있는 종 중에서 눈여겨보고 계신 아이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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