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스티드 게코는 다른 파충류에 비해 요구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편이지만, 특정 부분에서는 매우 예민합니다. 특히 '온도'와 '습도', 그리고 '핸들링'에서 실수가 잦습니다.
1. "덥겠지?" 싶어 햇볕에 두거나 온도를 높이는 것
가장 큰 오해 중 하나가 "파충류니까 따뜻해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크레스티드 게코는 저온종에 속합니다.
실수: 겨울철에 덥석 히팅 패드를 고온으로 틀어주거나, 여름철 창가 직사광선 아래 사육장을 두는 행위입니다.
결과: 크레스티드 게코는 28°C가 넘어가면 열사병에 걸릴 위험이 크고, 30°C 이상에서는 생명이 위험해집니다.
정답: 인간이 쾌적하다고 느끼는 22~25°C 사이가 최적입니다. 여름에는 오히려 아이스팩이나 에어컨을 통해 온도를 낮춰주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2. "습하게 키우라며?" 24시간 축축하게 유지하는 것
크레스티드 게코는 습계형 도마뱀이지만, '항상 젖어 있는 상태'를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수: 사육장 벽면과 바닥재가 마를 틈 없이 하루 종일 분무기를 뿌려 대는 것입니다.
결과: 환기가 안 되는 상태에서 지속되는 과습은 개체의 피부에 곰팡이병을 유발하거나, 호흡기 질환을 일으킵니다. 또한 사육장 내부에 지독한 냄새와 응애 벌레가 생기는 원인이 됩니다.
정답: **'건습 사이클'**이 필요합니다. 아침저녁으로 분무하여 습도를 70~80%로 올렸다면, 낮 동안에는 40~50% 정도로 바짝 마르는 시간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3. 귀엽다고 자꾸 만지는 '과도한 핸들링'
입문자들이 가장 참기 힘든 유혹이 바로 핸들링입니다. 손 위를 뛰어다니는 모습이 귀엽기 때문이죠.
실수: 적응 기간도 거치지 않고 매일 꺼내서 만지거나, 억지로 손 위에 올리려고 쫓아다니는 행위입니다.
결과: 크레스티드 게코는 위협을 느끼면 꼬리를 자릅니다. 안타깝게도 이 종은 꼬리가 다시 자라지 않습니다. 또한 극심한 스트레스는 거식(먹이 거부)으로 이어집니다.
정답: 입양 후 최소 1~2주는 눈으로만 지켜보세요. 핸들링은 개체가 손에 거부감이 없을 때 하루 5~10분 내외로 짧게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육사의 한마디
저도 처음 크레스티드 게코를 데려왔을 때, 너무 예쁜 나머지 매일 밤 꺼내서 친구들에게 자랑하곤 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아이가 먹이를 거부하고 구석에만 숨어 있는 것을 보고나서야 제 욕심이 아이를 병들게 했다는 걸 깨달았죠. "최고의 사육은 방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적절한 환경만 만들어주고 묵묵히 지켜봐 주는 것이 이 작은 생명에게는 가장 큰 사랑입니다.
[이번 편 핵심 요약]
크레스티드 게코는 고온에 취약하므로 25°C 내외의 시원한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분무 후에는 사육장이 완전히 마르는 시간을 주어 곰팡이와 세균 번식을 막아야 한다.
꼬리 자름 방지와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과도한 핸들링은 반드시 지양해야 한다.
[다음 편 예고] 제14편: 파충류 샵 방문 전 체크리스트: 건강한 개체 고르는 법
[질문] 크레스티드 게코를 키우시면서 가장 당황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혹시 꼬리가 잘리는 '절미' 사고를 겪어보신 적이 있다면 경험담을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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